티스토리 뷰
나에게 부여된 시간 558일.
지나가는 시간들을 기억하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다음 10%에 대한 기대와 의미있는 시간들을 위하여 이번에도 기록하려고합니다.

1. 벌써? 아직도?
훈련소 생활의 정신없는 시간이 포함된 처음 10%와 다르게 부대에서 온전하게 시간을 보낸 다음 10%였습니다.
10%의 시간이 군적응의 시간이였다 하면(물론 지금도 적응중이지만) 20%는 제대로 근무나 훈련등을 시작한 어쩌면 좀 더 군인이였던 시간입니다. 약 60일동안 근무를 쉬었던 날이 일주일 살짝 넘을 것 같지만 그만큼 시간은 사르르 녹아버린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하루의 끝, 또 그리고 다시 하루의 시작을 하다보니 기다리고 기다리던 20%라는 반가운 숫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어쩌면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도 듭니다. 엄청난 근무 시간표와 이와 함께 따라온 약간의 나태함은 하루하루를 녹여버리는 마술사였습니다. 내가 군복무에서 이루고 싶은 것들이나 자기계발에 있어서 은근 시간이 부족하구나, 조금 천천히 가면 좋겠다라고 문뜩 생각이 났습니다.
매일 "전역 빨리 하고 싶다!", "시간이 빨리가면 좋겠다" 를 외쳤지만(솔직히 이게 맞습니다) 나도 모르게 느껴버린 시간의 아쉬움은 20%이라는 숫자가 아직도 20%일지 혹은 벌써 20%일까? 라는 작은 고민을 던져줬습니다.
저의 결론은 '벌써 20%'에 좀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생각해서 시간들을 다시금 소중하게 여겨볼까 합니다.
2. 근무지옥..
코로나19에 어느정도 진정국면으로 넘어간 4월 초중순, 드디어 국방부에서 휴가 통제를 해제하였습니다.
다만 휴가의 조건은 까다롭게 유지됩니다, 복귀날을 맞춰서 소대단위별로 1주일 이상 출타하고 복귀 이후 2주동안은 예방적 관리자로 격리되어 기존 인원과는 완전하게 분리된 생활을 하게됩니다.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휴가를 가면서 중대의 가용병력은 현저하게 줄었고 그와 동시에 오분전투대기조 임무와 탄약고 경계 근무가 넘어오게되었습니다.
*오분전투대기조: 부대 내외의 유사 사태를 대비하여 출동 명령이 하달된 이후 5분안에 출동 할 수 있게 상시 준비하는 인원, 저희 부대 기분으로 소대당 2주씩 돌아가면서 하게됩니다. No 근무 No 불침번, 보통은 많이 귀찮고 힘들지만 때에 따라 꿀이되기도 합니다
오분전투대기조는 근무를 안들어가고, 병력은 없고, 탄약고 경계는 계속되어야 하니 잔류 인원들은 엄청난 근무 지옥을 맞이하게됩니다.
맞습니다, 그게 저에요.
저는 야간 근무를 선택했습니다. 밤에만 잘 근무 나가면 낮에 터치없이 푹 잘 수 있었고, 새벽에 나름 열심히 총알들을 지키고 선임들과 다양한 대화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화를 많이하면서 군생활에서 생겼던 궁금증과 햇갈렸던 점을 나누는 근무 시간을 통해 선,후임 분들과 군생활에 대한 고찰 뿐만 아니라 저의 방향성을 정리할 수 있던 생각보다 소중한 시간들이였습니다.
하지만 야간에는 몸이 망가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살이 빠지는데 건강하게 빠지는 것이 아닌 몸이 아프고 힘이 없어지면서 빠지는게 느껴졌습니다. 조금은 한계를 느껴지는 그때 야간 근무가 종료되었고 이제는 낮 근무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3.멘탈 바사삭...백일병 in 군대

군생활에 있어 최대한 밝게 보고 긍정적으로 보려 노력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게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하고 정말 상상도 못했던 일들에 상대할 수 있더라고요, 그럼에도 사람의 정신을 탈탈 털어버리는 일들이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다 튀어 음쓰가 온몸과 전투복에 묻기도 하고.. 하여튼 온갖 더럽고 힘든 것을 견더가며 시간 보내고 있었지만 저를 가장 강하게 때린 것은 100일이라는 시간이였습니다.
뭔가 한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안했고, 후임들과 선임들 사이에 잘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아닌 저를 보면서 무기력감과 약간의 우울이 찾아왔고 생각할 시간이 많은 근무때는 복잡한 생각들이 겹치고 겹처 점점 힘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군대는 쉽게 힘든 티 내기도 힘든 환경인것 같습니다. 다행이도 입대 전 부터 힘을 받곤 했던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많이 의지했던 시간이였습니다. 나의 힘듬을 말해보며 받았던 위로와 응원들과 신나는 노래들을 들으며 마음을 비우니 꼬여있던 뇌와 생각들을 풀어줬습니다.
보통 육군 장병들은 100일 휴가를 첫 휴가로 가곤합니다, 처음에는 왜 100일인지 잘 몰랐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이제는 적응된 부대에서 맞은 첫번째 심적 고비를 넘겨주려고 만든 휴가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못나갔습니다.
4. 휴가를...보내줘요
코로나로 인한 휴가제한이 해제되고 휴가 날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격리 제도나 제한된 점들이 많았는데요
1_소대단위로
2_왠만하면 1주일씩(추가는 가능)
3_복귀날은 대대에서 지정한 날짜에
4_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전원이 출타
인사계원 분들이 참 열일하셔서 처음 받은 휴가는 5월 말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식을 듣고 단 하루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재확산을 이유로 모든 휴가 일정이 조정됩니다. 그래도 버틸 만 했습니다. 1주일 뒤로 잡힌 6월 초에 휴가 그것도 첫 휴가로는 널널한 1주일을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10%에 기록에서는 중대 통신계원과 군수계원중 어떤 것을 할지 고민하고있었습니다. 복무 중인 친구들과 얘기도 해보고 정보도 듣다보니 중대 통신계원 쪽을 선택하고 인수인계를 기대리고 있었지만 급한 휴가 일정 변경들로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말년병장인 사수는 조기전역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휴가 지침의 변경으로 인해 급하게 휴가를 나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저는 근무와 오분전투대기조의 지옥으로 빠지게되었습니다. 시간은 지났지만 아직 인수인계는 1도 받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다시 잡힌 휴가 출발날은 사수의 격리해제날이었습니다. 즉 얼굴을 못 볼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저에게 휴가 선택권을 주셨지만, 차마 사수 없이 저 혼자 해보겠다고는 못할 것 같았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이였던 휴가 연기로 이제는 옆에 있는 모든 소대원들이 휴가를 나갈때 막 전입온 신병과 함께있어야 합니다.
다시 기다릴 2주동안 계원 인수인계/ 소대 최선임 으로 정신없겠지만 정말 푹 쉬고 충전하고 올 휴일을 생각하면서 한번만 더 버텨보자 말해봅니다.
5. 그래서요!
처음 55일이 아무것도 모르고 지나갔다면 이번 56일은 조금씩 군대를 알아가고 적응해가는 -고백하자면, 군대의 불합리함에도- 날이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450일을 함께할 부대가 점점 내 집 같아지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사람은 정말 적응의 동물인가 싶습니다.
가끔, 아니 항상 밖이 보일때마다 논밭을 보며 시간이 가는것을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고여있던 물만 있던 논밭이 어느순간 물이 채워지고, 어느순간 듬성듬성 푸른빛이 보이더니, 이제는 제법 무성하게 자란 아기 벼들과 뜨거운 햇살은 저에게 시간은 빠르게 간다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이 한번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또 한번의 자람이 있을때 저도 같이 성장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배움과 도전이 있을 또 다음 10%를 위해 오늘도 동호리에서.
-------------------------------
군생활 목표
1. 몸 건강히 전역하기
2. 특급전사 체력 달성하기
3. 파병가기
4. 책 100권 읽고 기록하기
5. 토플 100점 / 토익 970
6. 인생의 Seed money 만들기
-------------------------------
20% 목표 평가
1.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00개/day
A1: 놀랍게도 평균적으로 생각하면 달성했습니다. 조금씩 갯수와 근육이 늘어가는걸 보면서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2. 뜀걸음 일주일에 4회 이상
A2: 근무 후 긴 낮잠을 자고 일어나 뛰는건 참 힘들었습니다. 대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며 평균 2회쯤 뛴 것 같습니다.
3. 토플 단어 ~Day15 공부하기
A3: 1,30,2,29식으로 번갈아 가면서 14day 분량 공부해봤습니다(사실 다 외우지는 못했습니다)
4. 아프지 말기
A4: 마음은 가끔 힘들었어도 제 몸 잘 지키고 있는게 가장 큰 성과인것 같습니다. 아픈 적 없이 멀쩡합니다
-------------------------------
30% 목표
1.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높이는 걸 목표로 운동하기
2. 휴가와 격리시간에 재밌고 의미있게 보내기
3. 토플 단어 ~Day30 공부하기
4. 인수인계 책임감 있게 잘 받기
5. 아프지 말기
'팡's Life story > 팡's 군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팡's 군중일기 [60%] (0) | 2021.01.10 |
|---|---|
| 팡's 군중일기 [50%] (0) | 2020.11.14 |
| 팡's 군중일기 [40%] (0) | 2020.10.01 |
| 팡's 군중일기 [30%] (0) | 2020.08.12 |
| 팡's 군중일기 [10%] (0) | 2020.04.05 |